지치고 지친 날이었다. 사실 뮤지컬이고 뭐고 다 귀찮은 날이었고 따로 티켓을 처분하는 것 조차 귀찮기만한 날이었다. 티켓 값이 아까워 갔다고 말하기엔 평소 잘 날려먹는 성격이니 딱히 그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아마도 뭔가 내면에 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드는 첫번째 생각은 지친 날 보기에 정말 딱 어울리는 공연이었다는 것이다. 공연 포스터에 있는 문구외엔 어떤 정보도 없이 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던 몇몇 배우들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티켓팅을 해두었던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고 나서 찾아보니 2015년 오픈해서 2017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토니상,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상, 외부 비평가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음악상, 대본상, 연출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
동국대 이해랑 극장 우리에게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알려진 상하이에서 1932부터 1934년까지 역사 속 사건과 함께 벌어진 세 인물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뮤지컬이다. 한중수교 30주년 기념과 윤봉길의사 상하이 의거 90주년 기념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극 속에서 1930년대 상하이라는 도시에서 조선인 출신 영화배우인 김염(본명 김덕린)과 가무에 능한 여배우인 왕런메이 그리고 일찍 요절했지만 현재 중국 국가인 을 작곡한 천재음악가 니에얼이 등장한다. 아마도 김염이라는 배우에 대해선 언제가 잠깐 접했던 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공연을 통해 제대로 알고 그 인물의 삶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 제목인 상하이 1932-34는 상하이의 1932년부터 1934년까지를 뜻하며 1932년은 윤봉..
#킹아더 #프랑스뮤지컬 킹아더가 돌아왔다. 2019년 첫 시즌을 맞이했던 킹아더는 일부에겐 환호를 받았지만 일부에겐 많은 혹평을 받으며 다음 시즌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었다. 킹아더는 원작이 프랑스인 라이선스 뮤지컬로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사실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지점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다음 시즌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다. 2022년 재연으로 돌아온 킹아더는 홍익대 아트센터로 무대 규모도 줄어들고 공연시간도 3시간여에서 2시간정도로 줄어들어 첫 시즌의 감동을 재현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게 했고 나에게 관람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많은 망설임을 던저 주었다. 여차저차한 사정이 있긴했지만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관람했던 아쉬움은 있지만 나에겐 더없이 만족스러운 ..
극단 걸판 극단 걸판의 뮤지컬 앤이 돌아왔다. 이번이 5연이라고 한다. 내가 처음 봤을때가 초연이나 재연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5연이라니 부지런히 달렸다고 느껴진다. 이 뮤지컬은 소설과 애니메이션으로 잘알려진 빨강머리 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지만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고 걸판여고에서 첫 공연으로 올린 연극으로 빨강머리 앤으로 선택하면서 시작한다. 여고생들의 학교 연극이기때문에 주인공 앤 역활은 세 명의 학생이 돌아가며 역활을 맡아 극을 진행시킨다. 작은 극장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되는 뮤지컬이지만 역동적인 동선으로 움직임이 많은 공연이라 가끔 배우들이 실수할까 걱정될 정도로 작은 무대였다. 아마도 작은 극단이 가지는 어려움이었겠지만 좀더 큰 무대에서 공연되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캐스팅 : 이영미, 문성일, 정가희, 최호승 공연장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공연일시 : 2021.08.21 14:00 제목만 보고는 무슨 공연인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시놉시스도 딱 두줄만 읽고 오로지 이영미 배우에 대한 팬심으로 관람을 결정한 공연이었다. 엠마는 시대를 알 수 없는 어느 공간 마을에선 마녀의 집이라고 불리는 음산한 집에서 살고 있는 독거 노인이다. 동네의 개구장이는 항상 있기 마련이라 두려움을 이기고 매일 초인종을 누루고 도망가는 아이로 시끄러운 날들 가운데 어느날 정부에서 보낸 데이케어 로봇이 도착한다. 엠마의 집도 낡았지만 아마도 엠마가 살고있는 도시도 이미 인간의 흔적이 별로 남지 않은 도시인 듯 끊임없이 정부의 소개명령이 방송되고 있다. 그런 장소에서 살아가는 괴팍하고..
#여신님이보고계셔 #연우무대 #뮤지컬추천 #녹화중계공연 #대학로뮤지컬추천 #문화생활 #공연후기 연우무대, 2019 - 조성윤, 정욱진, 차용학, 강기현, 김대웅, 손유동, 한보라 2019시즌(육연)때 공연했던 내용을 후원방식의 녹화중계로 다시 보게되었다. 아마도 코로나로 공연을 올리기가 어려우니 후원방식으로 공연실황을 녹화한 것을 중계한 것 같은데 미리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찍은 영상이 아니라서 카메라 테이크나 음질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한국전쟁의 어느 시기 작혼하기로 소문난 어느 북한군 장교를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기 위해 배를 몰고 나가는 명령을 받는 국군 대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실제 전투에 전혀 참가해보지도 않았던 한대위라서 맡겨진 임무 하지만 ..
올해 초연인 이 뮤지컬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김윤식과 강동원이 주연했던 영화는 구마의식이라는 서양의 오컬트적인 소재를 한국적으로 잘 끌어들인 영화라고 생각했었고 내러티브 보다는 악과 맞서는 인간 본연의 모습과 갈등을 해결해가는 개연성이 관건인 내용이었기때문에 미스터리한 상황들을 어떻게 무대에서 풀어갈지가 궁금한 뮤지컬이었다. 관람 소감을 한마디로 먼저 말하면 기대이상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구마의식 자체가 일종의 제의기 때문에 무대에서 보여지는 구마의식이나 중간에 나오는 굿판은 현장감있게 느껴진다. 구마의식은 서양식 굿이며 기독교 그중에서도 좀더 세속화되어있던 카톨릭에서 행해지던 중요한 의식중에 하나로 아직도 카톨릭은 구마사제들이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누가 구마사..
#공연후기 #뮤지컬 #창작뮤지컬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키치적이다. 다르게 말하면 한편의 만화같다. 서울예대 학사 창작작품으로 시작되었다는 이 작품은 그저 흥겹다고만 말하기엔 많은 상징들이 숨어있다고 느껴져 내맘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2017년 서울예대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서울예대 17학번이 연출과 대본을 그리고 11학번이 음악을 담당했다고 하니 사실상 신입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초연과 앵콜을 거처 이번 재연까지 세번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나는 아마도 이번까지 네번 관람한 것 같다. 이번 재연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안좋은 이야기들이 들리고 혹평이 가득한 후기도 접하게 된다. 내가 좋아했던 작품이 정말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인지 걱정스럽고 안타..
예그린 시어터 연극 참기름 톡은 가족간의 갈등와 위로를 다루는 이야기이다. 연극은 어느 가정집 주방에서 시작한다. 슈퍼맨 앞치마를 두룬 초로의 남성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새로 주방을 왔다갔다하며 후라이팬과 냄비가 제대로 정리되어있지 않다고 궁시렁거리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반대편에서 등장한 여성이 그런 남성의 모습을 어이없이 처다보며 손에 물한방울 안묻혀왔던 사람이 왜 안하던 일을 벌이냐며 타박하면서 '이혼해요!'라고 말한다. 30년을 함께한 부부였던 두 사람에 대한 첫모습은 아내에게 무심하고 오랜 공무원 생활로 자신의 생각과 계획으로만 살아왔던 남편과 홀어머니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임신한 체 결혼시고 못올리고 함께 살며 며느리, 아내,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살아왔던 부인의 애환을 들어내며 시작한다. 이혼을 선..
#공연후기 (뭔가 썩음?) ※ 주의!!! 스포라고 느껴질 부분이 존재함 제목이 잘 읽히지 않는다. 썸씽로튼 로튼(Rotten)이 뭐지?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rotten 미국식 [ˈrɑːtn] 영국식 [ˈrɒtn] 1. 썩은, 부패한 2. 형편없는, 끔찍한 3. (도덕적으로) 썩은 이런 형용사라니 아래의 rotten egg의 뜻은 '저열한 놈'이란다. 거참 뭐라고 해석해야 하는거야? 공연을 보고난 후 극 속의 극이었던 오믈릿이 시작할때 "뭔가 썩었어~ "라는 부분이 영어가사로는 Something rotten으로 부르는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아마도 이 제목은 극속의 오믈릿으로 묘사된 공연에 대한 대표격 수사이자 이 극이 만들어지는 상황에 대한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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