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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는 울었다> 스타스테이지, 2024.07.27
오랜만에 소극장 뮤지컬을 관람하고 왔다.
무대는 툭치면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판자집이 가운데 있고 빨래줄과 살림살이가 어지러히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나타나는 두건 쓴 사람들 왠지 암울한 결말을 암시하는 느낌이었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웃들과 힘을 합쳐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어느날 판자집에 대한 강제 철거명령이 전달되는데...
시놉시스만 읽어도 누구의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 상 결말에 대해 알고 보는 것일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매 순간 배우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짜임새에 웃기도 하고 슬퍼하면서 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연출이 좋았다.
이 작품은 소위 무등산 타잔으로 알려진 박흥숙 사건을 모티브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여러가지 설정을 바꿔서 도시도 산 이름도 등장인물도 모두 바뀌었지만 1970년대 개발독재라고도 불렸던 그 시절 정서와 설정들을 지금의 시선에서 적절하게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소극장 공연임에도 9명의 배우가 멀티를 뛰면서 무대를 꽉 채우는 공연을 보여주며 넘버 하나하나에 공들인 흔적들이 느껴졌다.
비극적인 결말일 수 밖에 없는 모티브지만 전반적으로 밝고 희망적이었던 순간을 더 크게 보여주었고 그로 인해 더 극적일 수 밖에 없는 감정과잉에 대해 적절하게 조절하는 노련함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큰 무대에서 긴 시간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도 좋을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공연장이라 맨 줄 좌석을 선택했더니 시야가 약간 제약이 있긴했지만 오랜만에 배우들 숨소리까지 들리는 생생함과 젊은 배우들이 뿜어내는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지나간 시절의 아픔에 가슴저리는 순간이었다.
간만에 가족이 함께 나간 공연이라 들렸던 "자미더홍"은 오더에 혼선이 조금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식사였고 다시 방문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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