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강구바이 카티아와디(Gangubai Kathiawadi) : 마피아 퀸>

제작국가 : 인도, 제작언어 : 힌디어
개봉연도 : 2022년 2월 (넷플릭스 2022년 4월)
감독 : 산제이 릴라 반살리
출연 : 알리아 바트, 산타누 마헤스와리, 비제이 라즈, 아제이 데브간 등
전세계 박스오피스 실적 : 2,600만 달러 (2022년 4월 기준)



-----

영화는 소설 “마피아 퀸”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소설을 전기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이 영화 속 주인공이 바로 동명의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1944년 부유한 변호사의 딸이었던 16세의 주인공은 여배우로 만들어주겠다는 남자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함께 가출하지만 남자친구는 붐바이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를 사창가에 팔아 넘긴다. 결국 매춘부가 되어 살아가게 되지만 매춘부에 대한 노동권에 대해 노력하게 되고 결국 매춘부들이 휴일을 얻어내는 성과를 얻고 지역정치가들과 교류하면서 사창가의 대부로 성장하게 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작가(감독)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단 작가는 소설과 같은 원작을 각색해 영화화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인도 상업영화는 기본적으로 뮤지컬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 영화도 영화 도입부에서 주인공이 남편에게 이끌려 사창가에 팔려온 소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회상 장면에서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때 주인공은 원형의 군무에 합류하게 되는데 원형으로 돌아가는 춤을 추는 장면은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장면이다. 단순히 원형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중심인물을 따라 원형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며 원형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출을 즐겨 사용한다. 이는 <데브다스>에서 시도되었던 360도 회전에서 절정을 이뤄며 극단적인 영상미를 만들어 내었다. 이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은 후반부에 다시한번 격렬하게 춤으로 원형을 그려낸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은 ‘색의 마술사’라 불릴 정도로 색을 통한 영상미를 추구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감독의 특징이 그대로 잘 나타나는데 영화 전반에 걸쳐 어두운 조명으로 둔탁한 화면을 만들어 내면서도 주인공인 강구바이의 존재를 들어내야 할때는 흰색 사리를 통해 존재감을 만들어 낸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은 영화마다 한두가지 색을 중심에 두고 사용는 연출을 즐기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는 흰색이 중심 색이라고 읽혀진다. 흰색은 사리뿐 아니라 강구바이가 처음으로 손님을 받으러 나가며 하얀 분칠을 하며 짙게 화장하는 장면에서도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온다. 흰색을 중심색으로 사용해서 인지 시종일간 화면은 어둡다. 색을 강조하기 위해 어두운 화면을 즐겨사용하는 감독이지만 감독의 이전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더 어두운 화면으로 주인공의 암울한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흰색은 극의 전환마다 등장한다. 주인공 강구에게 가학적인 손님을 집어 넣는 이모는 흰색으로 가득한 세안 중이었고 이모는 주인공이 처참하게 당하는 동안 흰색을 씻어내고 있다. 여기서 흰색은 주인공 자신이자 정의였다. 주인공은 결국 피투성이로 상처입고 팔다리가 부러진 채로 밝은 햇살이 가득한 하얀 병원 침대에서 이모를 마주하게 되고 흰색을 씻어낸 이모는 이제 응징의 대상이 된다.

응징을 위해 그녀가 찾아한 상대는 흰색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 홀로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지역 유력자(아마도 갱단의 우두머리인) 라힘이다. 물론 그녀도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흰색을 버림으로써 정의를 찾게 되는 이 장면은 그녀의 선택을 색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녀를 폭행했던 똘마니는 흰색 본네트 위에 쓰러지고 이모는 그림자 속에 숨어들고 결국 그녀는 숨을 거둔다. 이모(포주)의 자리를 대신하는 주인공 햇빛이 드는 밝은 곳에서 흰색 사리를 입고 경찰을 휘두른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강구)의 흰색 사리는 언제나 햇빛(밝음)과 함께한다. 주의해야 할 사실은 그런 햇빛을 피해 주인공은 항상 우산(양산?)을 들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음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이후에도 주인공은 흰색 사리를 맞추면서 사랑을 얻고 석양 속에서 사랑이 이루어진다. 석양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이 주는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사랑이 이루어졌지만 그녀는 흰색이 아닌 검정 옷을 입고 연인과 함께하게 된다. (연인도 흰옷에서 검은 옷으로 바뀐다.)

이런 주인공의 모습이 절정을 이루는 것은 흰색 옷을 입고 성매매 여성의 권리를 위해 군중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흰색을 배경으로 짙은 눈화장과 붉은 입술과 빈디의 붉은 색은 더 강조되고 연설 중에서도 말한다. “난 홍등가 사람이라 이런 밝음은 익숙하지 않다.” 라고...

이 영화는 코로나로 침채되었던 인도 영화계를 되살렸다는 평가가 따를 정도의 화제성을 보였고 감독은 전작들에 비해 춤을 추는 군무 장면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무가 출신 감독답게 군무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속에 담아왔던 감독 만의 독특한 영상미를 포기하면서까지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만큼 영화 속 주제에 무게를 싣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강구바이는 매춘 여성의 권리를 위해 매매춘의 합법화를 요구한다. 불법이기 때문에 당하는 인신매매나 인신 구속과 같은 억압을 타파하고 싶었던 것이다. 역사 속에서 매춘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흰 사리와 금이빨의 강구바이를 역사 속 한 인물로 남기며 쏟아지는 하얀 종이 속에서 그녀는 역사(영화) 밖으로 떠나간다. 온통 새하얀 그 세계 속으로...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