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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R> S.S.라자몰리
- 영화는 시가 되었다

인도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인도영화제가 한국영상자료원으로 옮겨온 후 거의 매년 인도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췄었지만 다시 인도영화제를 한다는 소식에 반가웠지만 상영회 직전 프로그램이 대거 변경되는 것을 보면서 이번 상영회에 순탄치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역시 예상대로 예정작 중에서 유일하게 유지되었던 개막작인 R.R.R 조차 제대로 된 화질로 관람하기 어려웠다.

아쉽지만 액션영화였고 큰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마지막 크레딧은 이름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뭉개졌지만 분명히 액션영화의 장점은 넷플릭스에서 볼때와는 다르게 잘 보여지는 영화였다.)

개막작인 <R.R.R.>은 인도 델루구의 독립영웅들을 역사적인 사실과 관련없이 현대적으로 각색한 팩션형태의 영화다. 두 주인공 알루리 시타라마 라주(Alluri Sitarama Raju , 1897년 7월 4일 또는 1898년 5월 7일 – 1924년 5월 7일), 코마람 빔(Komaram Bheem, 1901–1940)은 각기 다른 시간과 다른 지역에서 활동했지만 기반은 모두 델루구어권에 두고 있는 인도 독립영웅들이다. 그 중에서도 라주는 영화 속 모습처럼 무기고를 습격해 무기를 확보해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고 둘다 결국 영국군에 잡혀 죽임을 당했다.

실제 영국의 지배에 저항했던 인물들인 것은 맞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많이 차이가 나는 내용일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어쩌면 상영회 뒷풀이 자리에서 거론된 한국영화 <아가씨>와 유사한 맥락을 가진 영화일 수도 있겠다.

옆에 친구가 <R.R.R.>을 보고 나서 거론했던 <아가씨>와 <기생충> 에 대한 언급에 나도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가 팩션이라는 틀을 잘 활용한 영화여서 일 것 같다.

<R.R.R.>의 감독인 S.S.라자몰리는 인도의 제임스 카메론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 만큼 CG에 대해 인도영화 속 기법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외적인 면에서는 힌두민족주의(인도 우파 민족주의)에 경도된 모습도 가감없이 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 <R.R.R.>은 나에게 두가지 면으로 다가왔다.
하나는 인도 신화에 기반한 한편의 영상 서사시라는 측면이었고 다른 한면에선 인도민족주의가 진화하는 모습이었다.

영상은 연출하는 영화감독이라는 측면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이 영화가 한편의 시라고 말하고 싶다. 액션 가득한 영화지만 나에겐 영상으로 만든 시이고 영상으로 부른 노래였다.

영상이 주는 메시지와 연출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하나의 서사시처럼 다가왔다.

영상으로 만드는 서사시는 때론 음율이 되고 때론 거친 파도처럼 다가온다.

어쩌면 너무 정교한 포장이라 내 생각이 미처 따라가지 못한 면도 있을 것 같다.

감독이 표현한 세상에서 민족주의는 그저 하나의 도구라고만 말하기엔 많은 감정들을 담고 있고 인도의 독립영웅(정확히는 감독과 같은 동향인 델루구어 지방의 독립영웅)은 신화 속 신들의 재림이 되었다.

이 영화는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의 신화를 그대로 차용한 점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두 주인공 라마와 빔은 실제 신화 속 영웅 라마와 빔의 이름으로 인도인들은 신화 속 이름을 실제 이름으로 즐겨 사용한 것 같다. 어찌되었든 라마는 람의 화신이 되어 시타와 사랑에 빠지고 신화와 반대로 시타대신 람이 악에 납치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빔은 마하바라타에 등장하는 영웅으로 힘이 장사인 인물이다. 가공할 만한 힘을 보유한 빔은 마치 헐크처럼 강력한 힘을 뽐내는 인물이라 빔이라는 이름을 이해하고 영화를 본다면 빔이 펼치는 그 강렬한 액션들이 오히려 더 빔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빔은 이런 라마를 시타의 부름으로 구출하러가는 장면은 랑카로 시타를 구하러 가는 하누만의 모습이 투영된다. 시간 순서는 뒤바껴있지만 빔이 밀라를 구하러 총독 관저에 뛰어들때 야생동물들을 풀어내는 장면은 영상에 대한 미학적인 측면도 재미있지만 꼬리에 불을 부쳐 랑카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하누만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보여지는 두 사람의 모습은 활을 든 람이었고 창과 철퇴를 든 빔이었다.

결국 인도의 독립영둥들은 어느새 이 영화 속에서는 신화가 되었고 신이 되어 서사시처럼 영화가 흘러가게 된다.

과연 영국인들은 그만큼 잔인했을까? 사실 영국인들은 지배자로서 잔인했다.

조지오웰의 "코끼리를 쏘다"에서 묘사된 인도의 모습처럼 19세기 유럽의 백인들에게 동양과 유럽을 벗어난 민족은 미개하고 불편했다.
(어쩌면 20세기에 와서도 달라질 것은 없는....)

영국이 인도에 대해 잔인했던 것은 영국은 인도를 지배했음에도 세익스피어와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인정받을 정도로 인도에 대해 무지했다는 점에 기인한 다고 생각한다.

영국은 인도를 지배하고 통치했지만 인도라는 지역(나라?)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던 것 같다.

최근 영화 속에 표현되는 영국인의 모습은 인도 안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강화될 수록 더 잔인하고 악랄해 지고 있다. 지금 정권을 쥐고 있는 모디총리는 극우단체 출신으로 현재 인도는 강력한 민족주의자들이 통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라자몰리 감독과 같은 인물들이 더 성공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강압적 통치자를 악마화하는 것은 어쩌면 식민지 지배를 받은 국가의 공통적인 기억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만 말하기엔 우리나라도 인도도 뭔가 석연치 않다.

 

영화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등장하는 동네마다 있는 독립영웅들이 지금의 인도를 보고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해진다.

 

 

 

https://en.wikipedia.org/wiki/Alluri_Sitarama_Raju

 

Alluri Sitarama Raju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Indian Freedom Fighter & Revolutionary Alluri Sitarama Raju (4 July 1897 or 1898 – 7 May 1924) was an Indian Freedom Fighter and revolutionary who waged an armed campaign against the British colonial rule in India. B

en.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Komaram_Bheem

 

Komaram Bheem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Indian tribal leader (1900–1940) Komaram Bheem (1901–1940), alternatively Kumram Bheem,[1] was a revolutionary leader in Hyderabad State of British India from the Gond tribes. Bheem, in association with other G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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