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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Two of Us)> 프랑스, 2019

* 스포주의 (약간의 스포가 있음)

프랑스 영화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후 처음인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두 영화가 연관성이 많다고 느껴지는 영화라는 것은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다.

영화에 대한 후기를 쓸때 감상위주로 쓰고 후반부 반전내용(스포일러)은 잘 쓰지 않는데 이 영화는 후반부이야기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스포일 것이지만 사실 영화를 직접보지 않고 내용만으로 그 느낌이 전달되긴 어려운 장면이고 그 부분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영화에 대한 매력을 잘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어 적어본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영화는 두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열열히 사랑하는 두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니나와 마도는 아파트의 복도를 사이에 두고 사로 맞은 편에 살고있으며 둘은 연인관계다. 그것도 아주 열정이 넘치는 관계라는 것을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보여준다.

구체적인 나이가 언급되진 않지만 마도에겐 아이를 둔 중년의 딸이 있는 것으로 나오니 대략 60대 중후반이나 70대정도가 아닐까싶다. 그런 그녀들은 20년째 사랑을 이어온 사이지만 아직 가족에게 둘의 관계를 오픈하고 있진 않고있었다.

니나는 두사람이 처음만난 로마로 가서 남의 눈치 안보고 남은 여생을 살아가자고 제안했고 마도는 가족들에게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고 로마로 떠나기로 했는데 마도의 생일 고백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마도는 뇌출혈로 쓰러진다. 깨어나긴 했지만 마도는 말을 잊고 거동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가 되어 딸이 간병인을 두고 마도를 돌보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열정넘치는 사랑으로 시작해 마도에게 어떻게든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니나의 모습이 간병인과과 딸의 대립으로 표현되어 때론 코미디처럼 때론 스릴러처럼 흘러간다.

두 연인이 서로를 갈망하면서도 함께하지 못할때는 감정의 불쾌함을 들어내는 음악으로 두 연인이 함께하는 순간은 힘차고 격동적인 음악을 사용해 대비를 더 두드러지게 한다.

마도의 집 열쇠를 가지고 있던 니나는 점점 더 대담해져서 딸이 집에 함께있을 때조차 마도의 곁에서 잠들어 아침을 마지하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딸은 아버지와 사이가 나쁘진 않았다는 사실에서 어머니(마도)의 평생의 사랑은 아버지였다는 믿음이 깨어진 것과 어머니가 지켜온 사랑이 동성이라는 사실에 당황하며 받아드리지 못하고 두사람을 어떻게든 때어놓으려고만 한다.

결국 '니 어머니는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어 평생의 사랑은 바로 나란 말이야 이 바보야'라는 니나의 외침을 외면한 체 집열쇠를 바꾸고 마도를 요양원으로 격리한다.

니나의 노력에 걸맞게 잠깐씩 기억이 돌아오고 자신의 의지를 나타낼 수 있을 때마다 마도도 끊임없이 집을 탈출하려고 하며 영화 중후반 간병인을 물리(?)치고 니나의 도움으로 마도를 돌보던 딸이 두 사람의 관계를 깨닫게 된 이후 니나의 도발과 마도의 반항은 더욱 격렬해진다.

니나가 집에 들어오면 말히자 못하는 마도의 눈은 언제나 그녀에게 향해있다. 그것도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가 점점 의기소침해지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아직 딸은 아무것도 결정하진 못하고 있고 마도는 니나와 연락할 방법을 알지 못해 풀죽어 지내다 요양사의 권유로 참여한 빙고게임에서 니나의 전화번호를 떠올리게 되어 요양원에 있는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지만 정작 마도는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다. 다행히도 마도가 전화하는 모습을 본 요양사가 잘못걸린 전화로 오인해 위치를 알려주게 되어 니나는 다시 마도 구출작전에 나서게 된다.

요양원에서 마주한 두사람 정말 불꽃튀는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보고 끌어안는다.

요양원 건물밖으로 산책하듯이 나오며 열려있는 문을 발견하고는 두 사람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며 춤추듯 뛰어가기 시작한다. 몸이 불편한 마도의 몸짓을 표현한 것인지 춤추는 동작을 흉내낸 것인지 정말 두사람의 탈출장면은 짧지만 강렬한 춤사위였다.

니나의 집으로 돌아온 두사람 로마로 탈출하려고 하는데 그 사이 니나의 집에 도둑이 들어 가진 돈을 모두 훔쳐간 탓에 그마저도 포기할 수 밖에 없게된다. 두 사람이 탈출하는 사실을 발견한 딸이 쫓아와 문을 두드리며 대화를 요청하지만 두 사람은 무심히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춤을 출 뿐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어린 두 여성이 술래잡기를 하다가 한 명이 사라지고 남은 한 명이 까마귀 소리를 내며 사라진 사람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그 상징이 주는 의미가 궁금해진다.

영화를 거칠다. 음악도 감정에 따라 요동치고 수시로 사선에서 클로즈업하는 화면의 인물들은 마치 다큐를 찍듯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처럼느껴진다. 도입부 이후 두 여인이 나누는 사랑의 장면도 격정적이고 쓰러진 이후 오로지 눈빛으로만 연기해야 하는 마도의 연기도 강렬했다.

설명한 내용에 비해 실제로 영화의 전개는 그리 긴박하지 않지만 감정은 가라앉지 않고 스릴러 영화를 보듯 아슬아슬하고 긴박하게 영화를 따라가게 만든다.

열정적인 사랑에 대해 내가 기억하게될 영화가 하나더 추가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두 사람의 남은 여생(여행?)의 종착지가 행복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나 자신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공감과 이해가 확대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노년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에 특히 더 감동받을 때가 많다.

사랑, 그 이상의 사랑 이야기 사랑은 언제나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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