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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제목 : 백만개의 컬러 이야기
http://www.biff.kr/kor/html/archive/arc_history_tsearch.asp?mode=view&idx=23949&piff_code=2016
커뮤니티 번역 제목 : 십억의 다채로운 색에 관한 이야기 (태양여왕루희1세)
영어제목 : A Billion Colour Story
언어 :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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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제목과 상반되게 흑백으로 시작한다.
인도의 국기 색깔은 어떤 의미일까? 교사의 질문에
주황은 물욕을 자제한다는 뜻이며
하양은 순수함과 진실의 길을 의미하며
초록은 대지와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을 뜻하고
파란 바퀴는 업의 법칙을 말한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말하는 인도국기에 대한 소년의 설명은
주황은 힌두,
초록은 무슬림
하양은 기독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라는 말과 함께
친구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사실 두 주장이 모두 맞다.
인도국기는 독립운동 초기에 종교적인 화합을 의미하며
만들어졌지만 실제 독립이 이루어지면서 정식 국기로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위의 주장이 덧씌워진 것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단순하게 볼 수도 있고
복잡하게 볼 수 있는 인도의 다양하고 중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소년의 이름은 하리 아지즈로
무슬림 아버지와 힌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탓에 가진
정체성이 모호한 이름으로 탄생하게 되어 항상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게된다.
(아지즈는 무슬림 성으로 보인다.)
호주 영화학교 유학 중에 만난 임란(아버지)과 파르바티(어머니)는
힌두와 무슬림의 정체성보다는
불가지론을 신봉하는 인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들이지만
인도 사회에 적응하기엔 많은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임란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인도의 자유를 위해 싸운 투사였던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인도사랑이 넘치는 무슬림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받아드려지지 않는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힌두거주지역에서 살 수 없어
게토라고 표현되었던 가난한 무슬림 거주지역으로 쫒겨날 수 밖에 없었으며
그곳에서 조차 부인이 힌두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못한 체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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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라는 표현에서 보여지듯이 소수자인 무슬림 거주지역은 소외된 동네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은 여러 인도영화에서 나타나는데 넷플릭스 제목 "지금부터 무슬림"(Dharam Sankat Mein)에서 주인공이
힌두로 살아오다가 무슬림 자녀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무슬림 거주지역을 돌아보는 장면은
무슬림이 인도사회 특히 힌두교도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잘 표현하고 있다.
같은 영화에서 무슬림 변호사가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힌두 거주지역으로 이사오는 것도
힌두지역에 대한 무슬림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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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클라이막스에 이를 때까지 흑백을 유지한다.
두사람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답게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영화
또는 두 사람의 대화로
인도의 갈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는 그 때마다 구글을 통해 사건들을 검색해보고
힌두와 무슬림의 증오에 대해 깨닫게되며
항상 아버지의 안위를 걱정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갈등과 폭동은
2013 무자파르나가르 폭동(2013 Muzaffarnagar riots)
https://en.wikipedia.org/wiki/2013_Muzaffarnagar_riots
2006 봄베이 열차폭파사건 (2006 Mumbai train bombings)
https://en.wikipedia.org/wiki/2006_Mumbai_train_bombings
2002 고드라(Godhra) 사건
http://www.redian.org/archive/77170
축구를 좋아하는 하리와
달달한 사랑영화를 제작하던 주인공 부모는
새로 이사한 곳에서 만난 가족과 친해지게 되고
그 가족의 일원으로 소녀와 풋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하리의 부모는 거주하던 아파트의 무슬림 커뮤니티와 갈등으로
영화제작이 어려워지게 되지만 임란은 하리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인도 관용과 통합에 대한 새 영화를 기획하고 촬영을 시작하게 된다.
돈이 부족해 집은 더 좁아졌지만
결국 영화는 예고편을 만들정도가 되었고
아난드 사스트리라는 무슬림 영화제작자의 도움을 받아 제작을 마치기로 한다.
하지만, 무슬림이기때문에 받아야할 오해를 피하기 위해
투자는 미뤄지게 된다.
생활비를 위해 영화현장에서 일하던 임란은
영화제작을 지원하던 아난드 사스트리가 투자를 확정한다는 소식에 한달음 달려오지만
어느 종교적 과격파에 의해 암살된 그를 마주하게 된다.
희망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하리는 작은 꿈을 실천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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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사실 영화가 전개되면서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내용이지만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치고는
부드러운 전개로 영화적 긴장감은 놓치지 않고 있다.
인도의 시심이 어떤 것인지 딱히 와닿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영화 속 보여준 긍정의 메시지와는 별개로
인도의 불행한 현실을 시처럼 은유하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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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하리에게 파르바티가 자기전에 읽어주는 책은
리처드바트의 <갈매기의 꿈>이다.
갈매기 조나단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적은 그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파르바티의 모습에서
그들의 삶이 무리에 어울리기 어려운 험난한 여정임을 암시하는 것 같이 보여진다.
이 영화속 무슬림인 아버지 임란은 어쩌면 지나친 이상주의자로 보인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인도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이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관용과 통합을 이룰 인도를 이야기하는 임란의 모습은
단순한 낙관적인 이상주의자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영화로 이상을 만들어가는 자신의 이상을 위한 실천적인 모습으로 보여진다.
임란의 말처럼 다수의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유없이 공격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많은 편견과 독선으로 채워져 있기도 하다.
어느 종교도 미움보다는 사랑을 가르치지만
세상은 종교라는 이름의 저주와 미움이 더 가깝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임란을 설명할때 수피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수피즘은 이슬람 내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금욕적이고 내재적 가치를 따르는 주의를 말한다는 점에서
임란의 이상적인 모습이 터무니 없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내재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힌두와 연결된 모습이라고 보는 장치로 볼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론 이런 임란의 모습은 철저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그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소수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은 언제나
순응하거나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것 밖에 없기때문이다.
가끔 사극이나 계급사회를 보여줄때 피지배자가 지배자보다
더 강하게 지배논리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름이 더 소작인을 갈취하는 모습이나
식민지 시대에 조선인 경찰이 더 악착같이 내선일체를 외치며 조선인을 다루는 모습,
재일교포사회를 보여주는 영화 속에서 재일교포를 누구보다 경멸하던 사람이
알고보면 재일교포출신 귀화자라는 설정같은 것들을 보게 된다.
임란의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게 보였다.
인도사회에서 무슬림이라는 상대적 소수자의 위치에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이상주의자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소수자가 다수를 공격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큰 희생이기때문이다.
사실 이런 임란의 모습은 힌두와 무슬림의 갈등을 그린 다른 영화 속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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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컨셉은 마음에 든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영화제작자와
주인공 캐스팅에 신경쓰는 영화제작자
그리고 아난드 사스트리가
실제 누구인지 아니면 현실의 누구를 형상화 한것인지 궁금해 진다.
영화는 인도 메이저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무슬림 남성과 힌두 여성이 결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기존의 인도영화와 많은 차별성을 가진다.
영화 속 주인공 소년은 영화 감독의 아들로 따로 배우로 더 활동하진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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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니 <남쪽으로 튀어>라는 일본 소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순례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던 소설인데
과거 과격파 전공투 출신의 현실부적응 이상주의자 아버지와
아버지 보다는 좀더 현실적으로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던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 <남쪽으로 튀어>는 이 영화와 많은 점에서 유사성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임란의 의지를 이어가기 위한 하리의 노력은
희망이 살아있는 인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맺음 하지만
뭔가 씁쓸함이 더 크게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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