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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존 스타인벡 소설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를 원작으로 1940년에 제작된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유는 가난한 극단이고 소설 저작권이 아직 안풀려서라고 합니다. ^^)

소설이 1939년에 발표되었으니 소설을 보자마자 영화화 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연극은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 50주년 기념으로 그동안 공연되었던 작품중에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으로 선정된 공연들을 '앙코르 산울림 고전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재공연하는 연극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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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실수로 사람을 죽여 7년형을 선고받지만 4년의 형기를 마치고 가석방되어 오클라호마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고향집은 오랜 가뭄으로 인한 은행 빚으로 인해 농장을 넘기게 되면서 가족들은 풍요와 기회의 땅 캘리포니아로 이주를 하게 된다.

장례비 40달러가 없어 떠나기 직전 숨을 거둔 할아버지를 길가에 누인 체 낡은 트럭에 몸을 싣고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톰의 가족 속에는 신을 잃은 목사와 여동생의 남편까지 합류하여 멀고 험난한 캘리포니아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과연 캘리포니아는 그들에게 행복을 선사해 줄 수 있을까?

자신의 처지도 궁핍하면서도 가난한 이주민의 아이에게 1페니 동전 한 닢에 25센트짜리 사탕 두개를 건내주는 장사치,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주민을 상대로 냉혹한 바가지 영업을 하고 있는 지주의 마름이지만 차마 외면하지 못한체 커피한봉지를 내어 주는 삼형제 중 막내, 톰의 엄마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자는 언제나 가난한 자들이었다며 탄식한다.

긴 여정에 지쳐 떠나가는 가족들과 남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처없는 여정은 끝내지 못한 체 연극은 마무리된다.

연극이지만 왠만한 뮤지컬보다 더 완벽한 화음과 신나거나 진중한 군무를 보여주며 음악과 노래를 가미한 구성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낡은 트럭은 황금의 땅을 찾아 서부로 떠났던 개척시대의 포장마차를 연상시키는데 캘리포니아까지 긴 여정을 구슬픈 노래와 인디언 춤을 연상시키는 환형 군무로 여정의 고달픔을 짧게 잘 표현해 주었고, 극 중간 축제 장면에서의 군무도 잘 연습된 배우들의 화음과 노력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극 말미, 다가오는 겨울의 스산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세 여배우의 노래는 각자의 감성이 잘 살아있어 다들 뮤지컬 전문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마지막 또다시 트럭에 몸을 싣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몰입도 좋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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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미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는 이 작품은 자본주의 모순의 축약판을 보여주는 듯하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신청했던 공연이라 공연 이후 배우들과 대화시간도 재미있었는데 엄마역의 최현미 배우가 연출가라는 사실도 재미있게 느껴졌고 배우들에게 느껴지는 각 장면의 모습과 감동들도 배역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연출가님의 바램대로 원작 소설의 저작권이 풀리는 2039년 소설에 있던 내용을 추가해 연출된 연극을 다시 올려주길 기대해본다.

나도 질문하나 던졌더니 기념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북을 선물로 주셨다.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남은 공연 매회 다 보고 싶은 연극이었다.




질문하고 받은 프로그램북



연극 홍보용 포스터



원작 영화 포스트 (헨리 폰다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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