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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뮤지컬 아랑가 2019

신천지행 2019. 2. 9. 18:00

#공연후기 

#뮤지컬 #아랑가


뮤지컬 아랑가 2016년 초연이후 재연으로 돌아왔다.

재연이라는 점이 끌려서 관람을 하기로 했다.


제목은 후대의 소설가가 이름붙인 도미부인의 이름 아랑에서 따온 아랑가라고 되어있지만 주인공이 딱히 누구라고 정하기 어려운 공연이었다. 도미 부부 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창작극이지만 도미 부부 보다는 개로와 아랑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느껴졌고 개로왕의 고뇌와 번민, 아랑의 정절, 도미의 충절이 어우러진 극이었다. 어떤 면에서 주인공은 판소리로 극을 이끌어가는 소리꾼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원래 삼국사기 열전에 소개된 설화의 내용을 많이 각색하여 만들어진 아랑가는 무녀의 저주를 받고 국왕의 자리에 올라간 왕이 겪는 고뇌와 고구려와의 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한 첩자의 존재등 여러가지 장치로 설화를 좀더 입체적인 내용으로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다.


스크린 역활을 하면서 수시로 어디든 드나들수 있게 줄을 늘어트린 배경과 반사가 잘되도록 반질반질한 무대는 적은 수의 배우만으로도 무대를 꽉 채우는 효과를 만들어 줬고 배우들이 입고 있는 의상도 화려하진 않아도 세련되고 극을 돋보이게 하는데 충분한 느낌이었다.


판소리를 응용한 나레이션은 극중인물들의 감정이나긴장감 넘치는 전투장면을 묘사하기도 하고 전쟁의 참상을 소개하면서 극의 짜임새를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판소리 <적벽가>나 <춘향전>의 한 대목을 옮겨온 듯한 창법은 전투장면을 정말 실감나게 해주었고 애정의 돈독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실 배우들의 역량이나 불필요하게 많은 노랫말등은 초반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극전개의 안정감이나 무대장치 연출, 배우의 동선은 나무랄곳없이 훌륭한 공연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고 그런 불편한 요소를 감안하고서라도 한번쯤 보라고 추천해보고 싶은 공연으로  극의 배우들이 부르는 넘버에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판소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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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 도미부부 설화 (위키피디아 인용)


백제 사람 도미는 호적에 편입(編戶)된 평민으로서 의리를 아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있었고, 그의 아내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절개가 있다는 칭찬을 받고 있었다. 이 소문을 들은 개루왕이 도미를 불러 「부녀자의 덕(德)이라는 것이 지조 굳고 행실이 깨끗함을 우선으로 한다지만, 그윽하고 어두운, 사람 없는 곳에서 교묘한 말로 유혹하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라고 말했고, 도미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헤아릴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저의 아내 같은 사람은 죽어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개루왕은 그의 아내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일을 핑계로 도미를 붙잡아두고 신하를 시켜 왕의 옷을 입고 마부를 데리고 밤에 그 집에 가게 한 다음, 도미의 부인에게는 따로 왕이 행차할 것이라고 알리게 했다. 왕을 가장한 신하는 그 부인에게 「나는 오랫동안 네가 아름답다는 소리를 들었다. 도미와 내기하여 이겼으니 내일 너를 궁인(宮人)으로 들이기로 하였다. 이 다음부터 네 몸은 내 것이다.」라며 동침하려 했는데, 부인은 「국왕께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실 것이니 제가 감히 따르지 않겠습니까? 대왕께서는 먼저 방에 들어가 계십시오. 제가 옷을 갈아입고 들어가겠습니다.」 하고는 물러나와, 계집종을 꾸며 대신 방에 들여 보냈다. 그러나 자신이 속은 것을 알게 된 왕은 격분하여 도미에게 가짜 죄를 씌워, 그의 눈을 멀게 하고 홀로 작은 배에다 실어 강에 띄워 보낸 뒤, 다시 도미의 아내를 끌어다가 강제로 간음하려 했다. 부인은 「지금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이 한 몸을 스스로 보전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왕의 시비가 되었으니 어찌 감히 어길 수 있겠습니까? 지금 월경 중이라서 온 몸이 더러우니 다른 날을 기다려 향기롭게 목욕한 후에 오겠습니다.」라고 둘러댔고, 이번에도 왕은 그 말을 믿고 허락하고 말았다. 부인은 곧바로 도망쳐 강어귀에 이르렀으나 건널 수가 없었다. 하늘을 향해 통곡하다가 문득 배 한 척이 물결을 따라 이르는 것이었다. 그것을 타고서 천성도(泉城島)라는 섬에 이르러 부인은 남편 도미와 재회하였다. 다행히 도미는 아직 죽지 않은 상태였다. 부부는 풀뿌리를 캐어 먹고 살다가 함께 배를 타고 고구려의 산산(䔉山) 아래에 이르렀고, 고구려 사람들은 부부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옷과 음식을 주었다. 이후 부부는 그곳을 떠돌며 가난하게 살다가 일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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