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연극후기
#생쥐와인간
생쥐와인간 (Of Mice & Men)
어린시절부터 오랜동안 함께 알고 세월을 겪어온 친구와 꿈에 대해 이야기해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순간부터 우리에겐 꿈보단 현실이 중요했기때문에 일상에서 벌어지는 자식이나 일과 같은 생계형 고민들이 반복적인 이야기꺼리가 되어있었다.
학창시절 함께 밤늦은 도로의 중앙선을 따라 걸으며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불안하지만 막연한 미래를 기대했던 시절들에 가볍고 소박한 이야기들
목장노동자의 삶은 고달프고 벌이는 한달벌어 카드와 술로 탕진해 남는게 없는 삶을 반복하는 조지와 레니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둘이 함께 살아갈 언덕위 농장 작은 오두막 이야기였다.
레니가 좋아하는 토끼를 키우고 토끼를 먹일 알파파를 재배하며 가꿔나갈 공간
번식이 빠른 토끼덕분에 농장은 금방 성장할 것이고
풍요롭게 닭과 소도 키우며 넉넉한 삶을 꿈꿀 수 있는 공간
누구에게도 피박받지 않고 타인에게 이해나 존중받을 고민이 필요없는 두사람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꿈꾸는 시간이 두 사람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지능은 떨어져도 힘이쎄고 일 잘하는 레니덕에 쉽게 그 꿈을 이룰것 같지만 주머니속의 생쥐조차 쉽게 죽이는 힘조절이 어려운 사고뭉치 레니로 인해 도망자가 되어 이가 끓고 냄새나는 농장으로 오게되는 점점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막장같은 그 곳에서 만난 늙은 노동자 캔디는 모든 것을 잃고 마지막으로 자식처럼 키우며 정부치고 살아가던 늙고 병들어 냄새가 지독한 개마저 주변사람들에 의해 잃게 된다.
더 의지할 곳 없는 캔디는 우연히 조지와 레니의 꿈을 듣게 되고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해 조지와 레니의 꿈에 동참하게 된다.
캔디의 동참으로 조지와 레니의 꿈은 한달만 지나면 작은 오두막을 가질 수 있게 실현가능한 잠들기전 반복하던 동화속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막장같은 이 농장을 벗어나 두 사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지가 내기판을 벌이는 날 레니는 농장관리인에게 분양받은 강아지를 돌보다 또다시 죽이게 되고 조지에게 혼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
헐리웃의 스타를 꿈꾸던 컬리부인은 커다란 가방을 숨기고 나오다 그렇게 두려워 떨고있는 레니를 만나게 되는데...
---
생쥐와 강아지,
모두 털이 부드럽고 귀여운 존재들이다.
토끼와 컬리부인까지 모두 레니에겐 쓰다듬을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레니는 귀여움과 부드러움을 즐길 줄은 알지만 자신의 힘을 조절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벨벳과 같이 부드러움에 집착하는 레니는 아마도 어린시절을 통해 부족했던 모성에 대한 갈망이자 잠재된 성적욕망처럼 보여진다.
조지와 레니는 어려서부터 함께해왔고 함께 꿈을 꿨지만 보호자로서 조지가 채워 줄 수 없었던 레니의 욕망은 새로운 불행을 예고한다.
사랑하지만 소유할 수 없는 집착과도 같은 욕망은 죽은 생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레니의 모습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생명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감촉과 감성을 사랑하는 욕망에 집착하는 일차원적인 캐릭터로 표현되는 것이 지능에 따른 행동으로만 보이지 않고 인간이 이성을 제거했을때 보여줄수있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본능처럼 보여진다.
미지의 꿈에 대한 희망적인 노래와 제어하기 힘든 욕망에 대한 불완전성은 젊은 시기 우리의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연극이었다.
조지에게 레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나는 레니의 욕망에 집중되어 조지를 놓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조지의 선택이 나에게 너무도 당연히 느껴졌지만 그 선택의 의미는 각자에게 다르게 와 닿는 것 같다.
-----
오랜만에 본 정극인데 확실히 집중력이 예전같지 못하다.
극의 결말에 흐느끼며 나오는 관객도 있었지만 중간에 오는 지루함은 극의 흐름을 이어가기 어려웠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고 느꼈음에도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마도 나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국내 초연이라고 하는데도 연극보는 내내 이전에 본듯한 데자뷰를 느끼게 해준다.
생쥐에게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는 존 스타인벡의 소설 <생쥐와 인간>은 유명한 영한대역문고 2번에 자리하고 있었다.
(1번은 <노인과바다>)
어제 집 정리 중 생각나 찾아본 영한대역문고에서 원작소설을 찾았으니 원작을 읽어봐야겠다.
'연극, 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아랑가 2019 (0) | 2019.02.09 |
---|---|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 비겁함에 대한 공감 (0) | 2019.01.22 |
뮤지컬 지하철1호선에 대하여 (0) | 2019.01.08 |
뮤지컬 더데빌 2018 (0) | 2019.01.07 |
이블데드 (Evil Dead), 1981 이블데드 2, 1987 그리고 뮤지컬 이블데드 (0) | 2018.09.14 |
- Total
- Today
- Yesterday
- 첩보영화
- 여성주의
- 종교갈등
- 문화생활
- 시나리오
- 액션영화
- 대학로뮤지컬
- 2020
- 차지연
- 인도영화
- 스파이영화
- 영화이야기
- 뮤지컬
- 영화
- 코메디영화
- 실화영화
- 프랑스영화
- 넷플릭스
- 연극
- 애니메이션
- 여성영화
- 유니플렉스
- 코메디
- 시사회
- 도서협찬
- 창작뮤지컬
- 컬처블룸리뷰단
- 프랑스
- 일본영화
- 인도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