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80세 마리코> 유키 오자와, 대원
제목부터 강렬하다. 80세 마리코는 어떤 사람이길래 주인공으로 간택받았을까?
3월로 문닫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집 소식에 읽고 있던 만화책을 마져 읽으러 갔다가 우연히 제목이 눈에 들어와 살짝 들춰본 만화책이었다.
다행히도 동네 도서관이 전권을 소장하고 있어서 전권을 대출해 이틀만에 읽어버렸다.
솔직히 3권까지는 전개가 빠르고 나름 재미가 있긴해도 뭔가 산만한 감이 있었는데 4권이 넘어가면서부터 속도가 붙더니 이야기도 안정화되어 간다.
80세 마리코는 작가다. 젊은 시절부터 나름 인지도 있던 작가였고 80세인 지금도 문예지 한코너에 에세이를 싣고 있는 작가다. 남편은 몇년전 사별하고 현재 살고 있는 집에는 실직했다가 최근에 다시 직장을 다니는 아들 내외가 들어와 살고 있고 아들의 아들인 손자도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덜컥 결혼하게되면서 손주며느리와 증손녀까지 4대가 한집에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모여있는 집 답게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던 일상에 문득 마리코는 집안에서의 자기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즈음 한때 친했던 작가가 가족들과 함께사는 공간에서 고독사해서 3일만에 발견된 사건에 충격을 받아 옷가지 몇개만 싸들고 가출을 단행하게 된다.
그렇다. 80세 마리코는 사실 마리코의 가출기이면서 80세 할머니가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성장기로 고독사가 두려워 월세 임대조차 얻기 어려운 험난한 과정을 해쳐 나가는 독립의 과정이기도 하다.
가출한 이후 우연히 예전에 동경하던 부유한 남성과 재회하면서 핑크빛 로맨스로 넘어가나 싶은 시점에서 사실은 그 남성은 치매를 앓고 있었고 그 때문에 교통사고로 위험한 순간을 맞으며 로맨스 장면은 빨리 그렇지만 너무도 사실적으로 끝내게 된돠. 그 과정에 그나마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연재도 짤리고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가중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져 간다.
기본적으로 글쓰던 사람이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예전 작가들을 모아 자신만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메인 설정도 젊은 작가의 조력이나 여러면에서 무리없이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요즘엔 칠십세 팔십세가 되어도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경우가 많고 인생 2막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퇴직이후 노후에 새로운 취미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이웃 일본만의 이야기라고 보여지지 않고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많은 이야기로 보여졌다.
만화를 읽고 나서 어느 강의를 듣고 있는데 마지막에 강의하시는 분이 이런 문구를 인용한다.
-----
"20년 후 당신은 했던 일보다 하지않은 일로 인해 더 후회(실망?)할 것이다."
"그러니 돛줄을 풀어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 항해하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 마크 트웨인
젊은이를 향해서 한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왠지 이 만화와 잘어울리는 말 같아서 끝에 달아본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영화] 킹덤 (원작만화) (0) | 2020.04.26 |
---|---|
[애니메이션] 리노(Lino) 2019 (0) | 2019.03.08 |
파리의 자살가게 (The Suicide Shop in Paris) 2012 (0) | 2018.07.25 |
- Total
- Today
- Yesterday
- 유니플렉스
- 애니메이션
- 영화이야기
- 2020
- 넷플릭스
- 액션영화
- 여성주의
- 문화생활
- 종교갈등
- 프랑스영화
- 첩보영화
- 컬처블룸리뷰단
- 도서협찬
- 여성영화
- 영화
- 코메디
- 차지연
- 시사회
- 창작뮤지컬
- 인도영화
- 프랑스
- 시나리오
- 뮤지컬
- 연극
- 일본영화
- 스파이영화
- 코메디영화
- 인도
- 실화영화
- 대학로뮤지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