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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보엠>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잘츠부르크 패스티벌 실황녹화 영상으로 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 킨텍스에서 관람했다.
올 시즌 두번을 본 뮤지컬 '렌트'의 원작이라는 사실에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오페라 였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냉큼 달려가보았다.
라 보엠은 푸치니의 오페라로 원작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아인들의 생활모습(또는 보헤미안 삶의 정경)"으로 가난한 예술가들과 거리에서 먹고사는 인생들이 모여살던 1830년대 프랑스 파리 라탱지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라탱지구 어느 허름한 아파트 다락방에서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 4명은 월세도 내지 못한체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하고 있었다. 땔감마저 떨어져 자신의 원고를 태우는 시인 로돌포와 친구는 집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에게 외도사실을 알아내어 내쫒고는 음악가인 친구가 돈이 좀 생겼다는 말에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러 거리로 나가기로 한다. 친구들이 먼저 나가고 남아있던 로돌프에게 촛불을 빌리러 찾아온 '미미' 어두운 방에 떨어트린 열쇠를 찾다 마주한 두 손에서 연정을 느끼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총 4막으로 구성된 라 보엠은 1막에서 네명의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며 미미와 로돌프의 만남으로 막을 내린 후 2막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 분위기를 거대한 세트로 화려하게 꾸며내어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마르첼로의 옛 연인이었던 뮤제타가 나이든 남자와 함께 등장해 서로의 관심을 끌기위해 왈츠를 추기도 하며 적당한 긴장과 웃음을 만들어 주고 있다.
3막은 두 달이 지나 깊어진 겨울 병약한 미미에 대해 불평하는 로돌프와 지쳐가는 마르첼로와 뮤제타가 등장하며 연인들의 위기를 보여준다. 마지막 4막 다시 다락방에 모인 로돌포와 마르첼로에게 뮤제타가 계단에 쓰러져 있는 미미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뛰어들어온다. 의식없는 미미를 업고 들어와 침대에 눕히지만 겨우 의식만 차린 미미는 로돌포와 함께 처음 만나 손을 잡고 사랑을 약속했던 일을 회상하며 눈을 감고 미미를 부르는 로돌포의 절규로 막을 내린다.
우리가 영화로 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기획전은 로돌포: 표트르 베찰라 Piotr Beczala, 미미: 안나 네트렙코 Anna Netrebko, 마르첼로: 마시모 카발레티 Massimo Cavalletti, 무제타: 니노 마차이제 Nino Machaidze가 출연했는데 다른 분들도 모두 유명한 것 같지만 특히나 미미역의 안나 네트렙코는 이미 라보엠 오페라 영화의 주인공을 정도로 미미역에 있어 유명한 분이었다.
초연때 평론가들의 혹평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중 하나가 라 보엠이라고 하니 직접 공연을 본 것은 아니지만 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의 편안한 의자에서 다리 쭉 뻗고 자막과 함께 잘 연출된 영상으로 라 보엠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고 아직 오페라가 익숙하진 않지만 자잘한 재미도 많고 크리스마스이브라는 날에 걸맞는 화려한 무대도 흥미로웠고 로돌포와 미미의 애절함도 잘 느낄 수 있는 멋진 공연(상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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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페라를 보고나서 도서관에서 뮤지컬 영화 <렌트>를 DVD로 대여해서 다시 보았다.
라 보엠 자체로도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렌트는 라 보엠을 기반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뮤지컬이었다.
시인이던 로돌포는 기타리스트 로저로 수놓는 처녀 미미는 스트립댄서로 철학자 콜리네는 천재 해커로 화가인 마르첼로는 다큐멘터리 작가 마크로 음악가 쇼나르는 트랜스젠더이자 게이이며 드러머인 엔젤로 뮤제타는 모린으로 늙은 애인 알친도르는 젊고 멋진 레즈비언 조앤으로 집주인 베누아는 베니로 각각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의 젊은 청춘들로 바뀌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처음엔 락오페라로 홍보되었다는 렌트는 조나단 라슨이라는 천재 작곡가에 의해 처음 뮤지컬이 만들어졌지만 원작자인 조나단은 초연 공연도 보지 못한 체 세상을 떠났다. 그 자신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지만 DVD에 수록된 코멘터리를 보면 조나단은 동성애자이자 에이즈 환자였던 것 같다. 아마도 자신의 모습 중에서 하나씩 때어내서 로저와 엔젤과 같은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첫 장면에서 콜리슨가 열쇠를 던져받는 것도 조나단 자신의 경험이라고 한다.
아마도 푸치니가 라 보엠을 만들때 원작 소설에 기반해 스토리를 전개시켰지만 구석구석 자신이 경험했던 가난한 시절의 모습들을 배치했던 것처럼 조나단도 뉴욕에서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렌트>속에 담아두었던 것 같다.
배경에 맞춰 전개가 달라지긴 했지만 큰 틀에서 닮아있는 오페라 라 보엠과 뮤지컬 렌트는 각자의 모습으로 명작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낀다.
뮤지컬 영화 <렌트(2005)>가 더 가치있다고 느껴졌던 것은 나오는 배우 대부분이 브로드웨이 초연 배우들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배우 중에서 이 뮤지컬 렌트의 모린역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뮤지컬 위키드의 주연을 거쳐 최근에는 겨울왕국의 엘사로 더 많이 알려진 이디나 멘젤라는 사실에 좀더 눈길이 가고 신기한 기분이었고 올해 국내에서 공연되었던 렌트를 두번 보면서도 뭔가 맥락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빠진 고리들이 맞추어진 느낌이라 렌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마도 오페라 라보엠을 보고 난 직후라 차이점과 닮은 점을 찾으려는 마음에 디테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라 느껴진다.
언제나 젊은 배우들의 열기가 느껴지는 공연이라 때론 거칠게도 느껴지지만 다음 시즌 뮤지컬 렌트를 만나게 되면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이 글은 협찬받은 관람권으로 영화를 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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