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 기타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

신천지행 2019. 3. 30. 10:00

사실 난 왠지 그림이 주는 편안함을 빼앗는 것 같아서 입체파의 그림을 딱히 좋아하진 않았다.

처음 파리시립미술관에 소장품을 중심으로 입체주의를 두루 볼수 있다고 해서 도록으로 혹은 미술사를 통해 대략 알고 있는 그림들을 보고자 전시에 갔다.

전시실로 들어가 그림을 볼때 작가와 작가가 붙인 그림제목에 몰두하느라 가까이에서만 그림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보니 그림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입체파는 세잔의 말에서 시작되었다고들 한다. 세잔의 그림을 입체파로 분류하진 않지만 자연을 단순화 시킬 때 기하학적 모양으로 변하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던 세잔은 자연을 원기둥, 구, 그리고 원뿔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이어 받아 탄생한 것이 입체파이기때문에 세잔을 입체파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전시에도 세잔의 그림이 함께하고 있다.

"창조의 모든행위는 파괴에서 시작된다"고 말한 피카소, 비운의 작가 브라크, 입체파 중에서 색감이 이뻐 가장 좋아하는 로베르 들로네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로베르 들로네의 에펠탑이 주는 몽환적 아름다움은 매력적이었다.

전통을 부정하고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는 작업에 충실했던 그들의 작업은 모험이고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1938년 살롱전에 출품된 들로네 부부의 초대형 작품들이 파리시립미술관 사상 최초로 반출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느껴져 더욱 반가웠다.

사진 촬영은 마지막 일부구역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했다.